지금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안다면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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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리자 2021-11-06
어쩌면 우리 마음이 바라는 건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. 어떤 사람에게는 노래 부르는 시간이, 또 어떤 사람에게는 그림 그리는 시간이 휴가가 될 수 있습니다. 만약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걸 할 수 있다면, 매일이 휴가고 매일이 충전될 수 있습니다.
다른 일로 생긴 스트레스가 쌓일 새가 없습니다.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때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.
사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. 어려서부터 바닷가에서 자란 까닭인지 자연에 있을 때, 동물을 만날 때,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때를 좋아합니다.
이럴 때 충전이 되지요. 그런데 인간이 자주 범하는 오류가 있습니다. 자신이 알고있으니까 그것을 했다고 착각하는 오류,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걸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저도 그랬던 거죠.
강의를 위해 지방에 내려갈 때마다 도로 옆 시골마을을 보며 '아 저기 참 좋다'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브레이크를 밟거나 방향을 틀지 못합니다. 바쁜 일정만 소화하고 올라오기 일쑤이지요. 그래서 이번엔 작정하고 미리 남해에 내려가 맛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.
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천천히 먹고 편한 옷차림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가게에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습니다. 대단한 것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.
어린 시절, 우리 집안이 얼마나 불우한지,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사시는지 잘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,
어딘가로 향하는 큰 도로에서 제가 좋아하는 작은 도로로 오는데 걸린 시간이 10년. 대단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거리도 아닌데 왜 제가 좋아하는 이곳으로 오는데 10년 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걸까요? 저는 왜 충전이 이토록 어색했을까요?
아이들의 휴가는 곧 부모의 휴가입니다.
어린시절, 막노동을 하시던 아버지는 휴가가 없었습니다. 비가 와 일이 없는 날이 휴가였습니다. 그런 날은 아버지가 노름을 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.
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그때의 기억이 떠 오릅니다. 저에게 비오는 날, 눈오는 날이 다 슬픔이었고 , 어린 창옥이의 무의식에 '휴가'는 곧 불안함을 의미했습니다.
아버지가 돈을 벌지 못하니 불안하고 아버지가 사고를 치니 불안하고 곧 엄마와 다툼이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하고 , 그 생각은 곧 일하는게 제일 좋다. 일할 때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, 라는 생각으로 자리 잡은 듯 합니다.
그래서였을까요. 저는 제가 알고있으면서도, 그 어린시절에서 이미 멀리 벗어났으면서도 두려웠나 봅니다. 차로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오는데 10년이나 걸렸을까 생각해보면 말입니다.
그래도 다행이었습니다.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었으니.
당신은 아무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
김창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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